굿보이 1-2회 리뷰: 박보검·김소현이 그리는 청춘, 정의의 리듬
굿보이 1-2회 리뷰: 박보검·김소현이 그리는 청춘, 정의의 리듬
- 과거 영광을 뒤로한 전직 국가대표들이 다시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
- 박보검과 김소현의 입체적인 연기가 드라마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이끈다
- 1~2회만에 속도감 있는 전개와 뚜렷한 캐릭터 구성으로 몰입도를 극대화
1회: 주먹보다 뜨거운 정의의 심장
“성화는 꺼졌지만, 우리의 심장은 여전히 울린다.”
JTBC 드라마 〈굿보이〉는 바로 이 문장으로 드라마의 본질을 선언한다. 박보검이 연기하는 윤동주는 복싱 금메달리스트 출신 경찰. 단지 몸이 빠르거나 주먹이 센 것이 아니라, ‘옳다’는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1회에서 뺑소니범을 추격하던 중, 폭력 조직 금토끼파의 본거지로 홀로 들어가 맨주먹으로 맞서 싸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액션을 넘어 ‘몸으로 표현하는 정의’의 서막이 된다.
윤동주는 복잡한 전략보다 본능과 신념에 가깝다. 조직의 룰은 무시당하고, 동료들에겐 특채라는 꼬리표로 소외받는다. 그럼에도 그는 주저하지 않는다. 박보검은 ‘선한 얼굴을 가진 야성’으로 변모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금이빨을 뽑아내는 장면에서 시청자는 이 배우의 진짜 주먹 연기와 감정의 강도를 마주하게 된다. 이와 함께 1회 후반부에는 ‘굿벤져스’ 5인방이 등장한다. 지한나(김소현), 김종현(이상이), 고만식(허성태), 신재홍(태원석). 이들은 각각 사격, 펜싱, 레슬링, 원반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현실에선 좌천되거나 방치된 인물들이다.
조직은 그들을 활용할 줄 모르고, 그들은 시스템 밖에서 다시 정의를 찾으려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첫 회의 마지막. 다섯 명이 각각의 방식으로 악당과 싸우며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펀치, 총, 삼단봉, 레슬링, 원반. 액션은 개별성을 강조하며 동시에 조화롭게 합쳐진다. 이 장면은 단순한 액션이 아닌, 각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들이 싸우고자 하는 내적 이유까지 압축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2회: 꺼져가던 불씨, 다시 살아나는 불의 맥박
2회는 정의를 향한 갈망이 ‘조직의 현실’과 충돌하며 이들이 겪는 모멸과 회복의 서사를 그린다. 경찰 조직은 여전히 이들을 불신하며, ‘특채’라는 이유로 홍보팀으로 전락시킨다. 윤동주와 지한나, 김종현 등은 경찰청장의 시연회에 마스코트처럼 동원되며 모욕을 겪는다. 특히 지한나는 반복적으로 “한나양”이라 불리며, 자신의 실력은 무시당하고 외모만 소비되는 현실에 분노한다. 이 장면은 여성을 수단화하는 현실에 대한 묵직한 은유로도 읽힌다.
지한나는 결국 경찰청장에게 고무탄을 날리고, 사직서를 벽에 꽂은 채 경찰서를 박차고 나간다. “내 몸 하나는 내가 지켜.” 이 대사는 단순히 자존심의 발언이 아니다. 김소현은 이 인물을 통해 부서질 듯 단단한, 뜨거운 결심을 담아낸다. 감정은 과하지 않고, 오히려 억눌림 속에서 솟구치는 내면의 저항이 섬세하게 구현된다. 한편, 윤동주는 뺑소니 사건 피해자의 장례식장에서 단서를 발견하고, 그 기억의 실마리를 따라 사진과 명단을 대조하며 진실에 접근해간다. 그렇게 도달한 인물은 바로 관세청 세관원으로 위장한 민주영(오정세).
윤동주와 민주영이 마주 보는 장면은 전환점이다. “누구시죠?”라는 단 한 마디가 공기를 바꾸고,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긴장과 대결 구도로 이어질지 강렬하게 예고한다. 이 회차는 팀의 공식 결성과 함께, 이들이 여전히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정의는 바로 그 약함 속에서 움튼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악’에 맞서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굿보이의 두 번째 장면이자, 본격적인 출발점이다.

결론: 웃기지만 가볍지 않고, 뜨겁지만 무겁지 않은
〈굿보이〉는 유쾌한 팀물이지만, 단순히 통쾌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명예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들은 ‘다시 정의를 믿기로’ 결심한다. 웃음이 있지만 허술하지 않고, 액션이 있지만 감정이 가볍지 않다. 박보검은 윤동주를 통해 ‘정의로운 사람’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김소현은 지한나로서 ‘내면과 실력을 모두 품은 여성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입체화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건 ‘완전한 정의’가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들’이 정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는 점이다. 주먹, 총, 고무탄, 말보다 앞서는 움직임들 속에서 이들의 감정은 차곡차곡 축적된다. 그리고 그것은 매 회차, 조금씩 더 뜨거워진다. 이제 막 불씨가 붙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불꽃이 되어 터질지, 주말 밤마다 이 정의의 온도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